우울증이 판치는 세상이다.
그만큼 먹고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반증이라는 얘기도 있다.
나라는 부유해지고 우리네 선택의 폭은 넓어진 것 같은데 그게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가보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르다. 여러 면에서 논할 수 있지만 우울감은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이러한 우울감이 거의 하루 내내 이어지고 또한 2주 이상 지속된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무엇으로 진단하는가?
세계적인 표준이 있다.
DSM-5 :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미국정신의학협회(APA)에서 발행한 분류 및 진단 절차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이를 정신병 진단을 위한 척도로 사용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에는 4가지 유형이 있다.
주요 우울장애 / 지속성 우울장애(기분 부전장애) / 월경전 불쾌장애 / 파괴적 기분조절 부전장애가 그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9가지 진단기준이라 함은 '주요 우울장애'를 진단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 아홉가지의 기준은 무엇인가.
① 거의 하루 내내의 우울증. 주관적 보고(예: 슬프거나 공허하다)나 타인에 의한 관찰(예: 눈물을 글썽인다)에 의해 나타난 거의 매일 또는 거의 하루 내내 우울한 기분.
② 거의 매일 모든 것 또는 거의 모든 것, 거의 하루 대부분의 활동에서 현저히 감소된 흥미(주관적 설명 또는 타인에 의한 관찰로 나타나듯이).
③ 식이요법하지 않는 중에 의미 있는 체중감량과 체중증가(예: 1개월에 체중의 5% 이상 변화) 또는 거의 매일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④ 거의 매일 불면 또는 과수면
⑤ 거의 매일 정신운동 흥분 또는 지체(단순히 안절부절 또는 느려진다는 주관적 느낌뿐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도 관찰 가능한).
⑥ 거의 매일 피로 또는 에너지 상실
⑦ 거의 매일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고 부적절한 죄책(망상적일 수도 있다)(단순한 자기 비난이나 아픈데 대한 죄책 아닌).
⑧ 거의 매일 사고와 집중능력의 감퇴 또는 결정 곤란(주관적 설명 또는 타인에 의해 관찰되어지듯이).
⑨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죽음에 대한 공포 아닌), 구체적 계획이 없는 반복적인 자살사고, 또는 자살시도나 자살을 자행하려는 구체적 계획.
이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라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우울증의 심각도를 판단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 경도와 중증의 기준(심각도 판단 기준) - 10가지
1. 우울한 기분
2. 흥미감소(무감동
3. 에너지 저하 / 피로감
4. 자존감 저하
5. 과도하고 부적절한 죄책감
6. 반복되는 자살에 대한 생각
7.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결정장애)
8. 불안, 초조 / 정신운동지체
9. 불면 혹은 과다수면
10. 식욕과 체중의 과다 변화
여기에서 해당사항이 2개 이상 4~5개 미만이면 경도, 6~7개 미만이면 중등도, 8개 이상이면 고도 우울장애라 보면 된다. 국제 가이드라인은 경도 환자의 경우 정신치료 등 비약물치료를, 중등도 및 고도 환자의 경우 정신치료 및 항우울제 병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지나치게 약물 복용을 강조하고 있는 편이다)
심각성을 일상생활 가능 여부로 러프하게 살펴보자면, 경도는 기분 변화 등으로 실수가 잦아지거나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몸이 무거워지고 식욕이나 수면에 변화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직장에 못나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중증도는 위에 언급된 여러 사유로 정상적인 일과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고도가 되면 그 심각성이 매우 높아서 아예 움직이기도 쉽지 않거나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하는 단계다.
자신이 판단하기에 아직은 경도라고 판단되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기도 선뜻 내키지 않는다면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이 있다.
마인트롤과 노이로민 두 종류가 있는데, 둘다 성분이 거의 같아서 사실상 같은 약이라 보면 된다. 둘 다 약국에서 4~5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마인트롤의 경우 2만원 후반의 가격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약국도 있다. 노이로민은 판매하는 약국이 많지 않아서 판매약국을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니 노이로민을 구매하고자 하면 집 주변 약국 중 어느 약국에서 노이로민을 파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둘다 경증 우울증에 사용되는 약이다 보니, 중증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은 효과가 없을 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전문 의약품을 처방받는 것을 추천한다. 노이로민과 마인트롤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가 없는 일반의약품이다 보니 중증 우울증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정도면 우울증의 진단에 대해 어느정도는 살펴본 것 같다. 20년 기준으로 보면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 수가 8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들 하니 지금의 비공식 환자 수는 100만명을 훌쩍 넘겼을 지도 모르겠다. 성별로 굳이 보자면 여성이 아무래도 남성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1. 여성의 경우 월경, 임신 등 생리적인 이유로 호르몬의 변화가 남성보다 주기적이고 급격하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2. 여성은 남성보다 관계 중심적인 경우가 많아 관계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 및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3. 여성은 우울 반추라 하여 생각을 되새김질 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잦다고 한다. 사소한 과거의 일이라도 되새겨 후회를 하고 죄의식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곧 자기비난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이유나 사고들로 자기, 주변환경, 미래에 대한 인식이 많이 왜곡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것을 인지삼제라고 한다. 즉,1. 자기자신(Self) : 나는 강하지 못해. 나는 그렇게 자랐어. 나는 결점이 많아. 매력적일리 없어. 쓸모도 없어. (평가절하적 태도)2. 주변세상(Life) :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 인생은 문제로 가득해. 극복하기 힘들어. 주변 누구도 나를 좋아하지 않고 신경 써주지 않아. 3. 미래(Future) : 이런 나의 미래는 절대 나아지지 않아. 나는 이미 패배자야. 나는 희망이 없어. 앞으로도 쭈욱.
이러한 인지의 왜곡은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러한 인지의 오류를 찾아내고 이를 객관화시켜 왜곡된 면을 수정하는 것이 비약물치료의 대표격인 인지행동치료이다. 이러한 인지의 오류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직장에서 일을 잘하는 소위 완벽주의자들이 우울증에 취약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일과 인생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불가항력적인 절망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흔히 우리는 우울증을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 쉽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일단 약물 병용을 권하기 쉽다. 최근에 항우울제(Antidepressant)에 대한 발전이 가시적으로 이루어져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은 다행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의존할 이유는 없다. 우울증의 원인이 복합적인 것처럼 치료 역시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 건강정신의학과 의사가 얘기한다. 우울증 극복 과정을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홀로 외로이 42km를 달려야 하는데 약물 치료를 받게 되면 그 거리가 5~10km로 확 줄어드는 것과 같다. 하지만 어쨌건 그걸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치료나 행동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우울증 원인에는 유전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사회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이 있는데 약물치료를 하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에 따른 이상을 바로 잡겠다는 접근방법이다.생물학적 이상은 우리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세 가지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한다.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 그것이다. 이들의 과부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의사들은 환자들의 증상에 맞춰 SSRI, SNRI, NDRI 등의 항우울제를 처방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치료 접근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등도 및 고도 우울증 환자의 경우라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울증이라 하는 것은 시멘트가 굳는 것과 같이 서서히 진행된다. 우울증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도 항우울제를 4주~6주 이상 복용했을 때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
일단 먼저 해야 할 것은 '즐거운 기분을 되새길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누가 강요해서 하는 게 아니다. 어떤 식으로 꼭 해야하는것도 아니다.
우울증 치료는 운동성(Mobility)과 큰 연관성이 있다. 우울증은 재발성 질환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습관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일부러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이다. 휴식하겠다는 명목으로 방 안에 축 처져 있는 것 자체가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권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흔들의자다.
흔들의자에 앉아 매일 1시간 가량 몸을 흔들고 이를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으로는 안정을, 신체적으로는 하반신 근력 강화 및 관절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흔들기(Rocking)에 의한 효과는 이미 우리는 아기 때부터 경험했다. 아이가 울거나 긴장하면 품 안에 안아 가볍게 흔들어 재울 수 있었고 지금도 우리는 가볍게 흔들리는 차 안에서 더 쉽게 안정되고 졸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종류의 연구가 미진하지만 구글을 통해 검색해보면 상당량의 흔들의자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울증 증세가 있다면 경도 단계에서부터 이용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약물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분명 필요하겠지만 흔들의자는 심리적, 정서적 측면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주기적으로 이용함이 좋다. 집안에서 뿐 아니라 가볍고 접을 수 있는 흔들의자가 시중에 있으니 야외 나들이 갈 때나 캠핑 갈 때도 휴대해서 느긋한 시간을 즐기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관련한 상품이 있어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 한다.
주문해서 사용해보니 조잡하거나 불편한 점이 없고 야외 어디에든 쉽게 가지고 나갈 수 있어 편리하다. 아이들도 매우 좋아해서 서로 탈려고 싸울 정도다. 충분히 만족한다. 바닥만 좀 평평하면 된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고 경쟁에 얽매일수록 우리 개인들의 멘탈은 약해지기 쉽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케어하고 내 인생을 행복하게 조경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다. 우울증에 걸리는 상황 자체를 벗어날 수 없다면 각별히 자신을 잘 돌보고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독보적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에 37명 정도가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니 너무하지 않은가. 1개월 전 같이 일하던 동료 역시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개인사 다 알 수는 없지만 그 역시 우울증이었다. 겉으로 내색도 않고 속으로 버텨내며 많이 무너진 것 같았다. 다들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정신치료라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지 않은가. 가족도 가족이지만 아름다운 세상에서 소풍다운 삶을 살아가야 할 우리의 인생이다.
스스로 잘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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